거대한 부스러짐이 소용돌이친다. 그것들은 고유한 심연에 이끌려 끓어오르는 고요를 시작한다. 고요 속은 끝없는 창조와 파괴뿐이다. 이내 뜨거운 파괴가 숨을 만들었다. 숨은 파괴를 덮었다. 창백하게도 파란 고통이라는 축복. 나는 어디론가 추락하던 중 멈춰버린 찰나의 순간, 태초의 그것을 닮은 부스러짐이다. 차갑고 딱딱한 중첩, 그것을 침식하는 숨, 부스러짐을 덮어버리는 뜨거운 파괴. 그것은 선의도 악의도 없는 것이다, 파괴 위 식어버린 그것은 이것을 기억한다.
continent 1, 34.8x27.3, acrylic, mixture on canvas, 2023
continent 2, 34.8x27.3, acrylic, mixture on canvas, 2023
기억 위를 걷기로 했다. 부스러짐은 다시 뜨거운 파괴 위를 바라본다. 찰나가 전부인 조작에서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이다. 그 몸부림이 소용돌이가 되도록, 고통의 역사를 따라 고유한 심연으로 들어가 고요한 창조와 파괴를 시작하도록 나는 춤을 춘다. <작가노트 中>
脈(맥), 20.0x20.0, acrylic, mixture on paper, 2023
암맥(dike), 미시적, 20.0x20.0, acrylic, mixture on paper, 2023
broken(破), acrylic, mixture on paper, 2023
고요한 창조, acrylic, mixture on paper, 2023
순환(cycle), 34.8x27.3, acrylic, mixture on canvas, 2023
지각, 53.0x45.5, acrylic, mixture on canvas, 2023
이곳은 예상이 없는 세계. 예상(豫想)을 따라가다 보면 서로 다른 극을 밀어내듯 진실은 그 너머로 도망쳐 버린다. 예상을 뒤엎는 힘. 그것은 보이지 않지만 어떤 상과 관계를 맺어 구성을 바꾸는 힘이다. 그것은 고요한 개벽을 이룩한다. 나는 이 무형의 힘에 집중한다. 오직 존재하는 것은 예상이 없는 방향, 필연에 도달하도록 쌓는 우연, 충만한 공허다.